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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정돈 글쓰기

악이라고 정말 악한걸까?

나는 글을 쓸 때마다, 어릴 때의 나의 관점에서 주제를 바라보는 습관이 있다. 과거의 기억을 이리 저리 들쳐서 볼 때, 어릴 때 나였다면 아마 악을 ‘나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라고 정의했지 싶다, 911테러의 오사마 빈라덴 보다 쿵쾅쿵쾅 뛰어다니며 나의 단잠을 방해하는 윗집 아이들이 더 싫었고, 광화문 방화범보다 우리집 앞에서 쓰레기 무단투기하던 몇몇 이웃들이 나에겐 더 ‘惡’같은 존재였다. 오직 내가 나쁘다고 인지하는 것만이 악이며, 나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악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릴 때 내가 생각하는 나쁜 사람은 지구상에 손에 꼽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지금은 선과 악의 개념이 약간 바뀌었다. 먼저 악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각자만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고 가치관에 따라 행동한다. 그러기에 악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이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자신의 것을 소중히 여기고 더욱더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나?

 

이분은 정말 악마 (악마를 보았다, 2010)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악의 기준은 여전히 ‘나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는 존재’이다. 어릴 때와 그대로 이다. 그러나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의 수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아 졌다. 어릴 때는 나에게 무관하게 보이는 사건이나 행동들이 딴 세계 이야기 인양 들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말 사소한 인연이나 사건으로 인해 득을 보거나 실을 본 경우가 많아서 인지 몰라도 겉보이기에는 무관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언제 어떻게 나에게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겨우 25년 살았는데도 이정도인데 50살 70살 점점 나이를 먹으면 더욱 더 그 생각이 깊어질 듯하다.

거기에 더해 책임을 다하지 않고 권리만을 부리려는 자는 나에게 악인으로 낙인이 찍힌다. 모든 사람이 각각의 역할이 있고 그에 부합하는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야한다. 그리고 그에 맞는 각각의 권리가 있다. 그나 그녀가 부모이든 자식이든 회사원이든 정치가이든 말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악행은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권리만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악행들이 사회를 병들게 하고 사람들의 악행을 부추긴다.

나는 학생이란 직업을 가지고 있고 아들이라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만일 내 기준에서 나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다면 나 또한 악한자가 될 것이다. 천성적으로 악한자가 나쁜 짓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악한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구도 자기 자신을 악한자라 생각치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엄격한 선과 악의 경계를 긋고, 그 잣대를 기준으로 악한 행동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학생으로서는 학업에 소홀히 하지 않고 수많은 경험을 통해 시야를 넓혀 사회인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엄마 아빠의 아들로서 항상 당당하고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엄마 아빠 걱정 안 하게 하루에 한번씩 전화 할 것이다. 내 직업과 역할에 충실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