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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정돈 글쓰기

나에게 글쓰기란?

남중 남고 군대 공대... 누가 봐도 전형적인 공대생의 과거 이력이다. 이 과정 속에서 많은 공대생들이 자라났고, 지금도 그들은 도서관에서 전공과의 피 말리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나 또한 그들 중의 한명이다. 그러나 그들과는 사뭇 다르다. 나는 지금 글쓰기에 여념이 없다.

언제부터 내가 글쓰기를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중·고등학생때는 싸이 방명록을 제외하면 글을 적어본 적이 없으며, 그렇다고 독서도 하지 않았다. 대학와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실천은 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러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방아쇠가 당겨졌다. 작년 교환학생 당시, 나는 한양대 교환학생인 재홍이를 만났다. 처음에는 재홍이는 항상 까불거리고 약속도 안 지키고 여자만 밝히는 놈인지 알았는데, 글을 통해서나 진솔한 이야기를 할 때면 그가 참 생각이 깊은 아이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나 많이 자신의 인생과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민하였는지도 말이다. 특히, 영화감독을 꿈꾸는 그는 나에게 자신이 쓴 원고나 글을 많이 보여줬는데, 처음에는 그냥 글을 참 잘 쓴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러나 계속 읽다보니 내용이 참으로 솔직하고 자신과 가치관과 신념이 글 속에 고스란히 들어가 있었다. 그때 글의 매력을 알았지 싶다.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 상태에서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낼 수 있고, 글쓴이의 감정이나 신념까지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니...

 

 

글쓰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글쓰기란 무엇일까? 글을 쓸 때면 내 방이지만 서랍 속에 무엇이 있는지, 내가 좋아하는 옷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내 방을 탐색하는 느낌이다. 글을 쓰면서도 가끔 나 자신에게 놀란다. ‘내가 이런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었나?’ ‘언제부터 내가 이것들을 신경쓰고 있었구나’하고 말이다. 또 이를 토대로 과거를 회상하면 과거에 내가 그런 가치관을 가져서 그렇게 행동했구나 라고 이해하기도 한다. 그러고 나선, 그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다음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이렇게 행동해야지 하고 나도 모르게 다짐하게 된다. 이런 과정들은 왠지 나를 성장시키는 듯하다. 글쓰기를 하지 않았을 때는 잘못된 선택을 했거나, 무엇에 실패했을 때 그저 넘겨버리거나 운이 안 좋다고 치부해 버렸다. 그러나 지금은 일과가 끝난 뒤 가만히 않아서 곰곰이 생각해본다. 항상 이유는 있다. 그리고 그것을 글로 적는 순간, 마음이 평온해진다. 왠지 글로만 적어도 비슷한 상황을 다 대처할 수 있을 듯한 느낌. 준비된 느낌. 나는 이 느낌이 좋다.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계속하여 내 자신에 대해 알아 나가자. 그리고 그때 그때 마음속으로 한 작은 다짐들이 모인다면 난 정말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